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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하나님의 사랑과 감사_토마스 머턴

작은씨앗 2022. 1. 1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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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사랑과 감사



모든 죄는 하나님에 대한 무지라는 최초의 죄에 대한 벌이다. 말하자면 모든 죄는 배은망덕에 대한 벌이다. 사도 바울이 말하듯이 하나님을 ‘알았던’ 이방인들은 그분을 알게 된 것을 감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분을 ‘알지’ 못했다(롬1:21 참조). 하나님에 대한 그들의 지식이 그들을 기쁘게 하지 못했으므로 그들은 그분을 알지 못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분을 사랑하지 않으면 그것은 우리가 그분을 알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분은 사랑이시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감사에 의해 완전해진다. 우리는 그분이 사랑이라는 진리를 체험할 때 그분께 감사하며 기뻐한다.


찬미와 감사의 제사인 성체 성사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불타고 있는 용광로이다. 그 희생 제사 안에서 예수께서는 성부께 감사드리며, 성부의 영광을 위하여, 또 우리를 죄에서 구하기 위하여 당신 자신을 완전히 봉헌하시고 바치시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분의 희생 제사 안에서 그분을 ‘알아보지’ 못한다면 그 희생이 우리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번제 이상의 것’이다(호6:6 참조). 우리가 감사하고 예수님과 함께 성부를 찬양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분을 모르는 것 이 된다.


감사와 배은망덕 사이의 중립적 입장은 없다. 감사하지 않는 이들은 곧 모든 것을 불평하기 시작한다. 사랑하지 않는 이들은 미워한다. 영적 생활에서는 사랑이나 미움에 대해 무관심 같은 것은 없다. 그것이 바로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미지근한 태도가 그토록 혐오스럽게 여겨지는 까닭이며, 미지근함은 사랑으로 가장된 미움이다.


‘뜨겁지도 차지도’ 않아 탁 털어놓고 사랑하지도, 탁 털어놓고 미워하 지도 않는 영혼의 미온성은 곤경에 빠지지 않고 가상(假想)의 자존심을 유지하기 위하여 표면적으로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척하면서 실은 하나님과 하나님의 뜻을 거부하는 상태이다.


하나님의 은총에 대해 일상적으로 감사할 줄 모르는 이들은 곧 이러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 하나님의 선하심에 참으로 응답하고 자기가 받은 모든 것에 감사하는 사람은 결코 미지근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 다. 참된 감사와 위선은 공존할 수 없다. 이 둘은 결코 양립될 수 없다. 감사는 그 자체로 우리를 진실하게 만든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참된 감사가 아니다.


그러나 감사는 두뇌의 작용 이상의 것, 공식화된 단어 이상의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해주신 것들을 머리 속에서 인지(認知) 함으로 받은 은혜에 대해 마지못해 그분께 감사하는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감사한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 안에서 그분의 사랑을 인식함이다. 그분은 우리에게 주셨다. 그분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신 것이다. 우리가 들이쉬는 모든 호흡이 그분 사랑의 선물이며, 우리 존재의 모든 순간이 은총이다. 우리의 존재는 하나님의 무한한 은 총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감사하는 마음은 그 무엇도 당연히 여기지 않으며, 무응답 일 때가 결코 없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경이에 눈뜨고 하나님의 선하심을 찬미한다. 감사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선하심을 풍문이 아니라 체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사실이 모든 것을 다르게 만든다.

(토마스 머턴, 『고독 속의 명상』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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