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글] 눈 한송이의 무게_작자미상

작은씨앗 2022. 1. 12. 15:50
728x90
반응형
SMALL

눈 한송이의 무게

아주 작은 박새가 비둘기에게 물었다. “눈송이의 무게를 알고 있니?” 비둘기가 대답했다. “눈송이의 무게라고? 눈송이에 무슨 무게가 있겠어. 허공처럼 전혀 무게가 없겠지.” 그렇다면 내 이야기를 들어보라며 박새가 말했다. “언젠가 나는 눈 내리는 전나무 가지 위에 앉아 있었어. 할 일도 없고 해서 나는 막 내리기 시작하는 눈송이 숫자를 세기 시작했지. 가지 위에 쌓이는 눈송이 숫자를 말이야. 눈송이는 정확히 374만 1,952개가 내렸어. 그런데 말이야….” 박새의 잔잔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 다음 눈송이 하나가, 374만 1,953번째 눈송이 하나가 가지 위에 내려앉자, 가지가 그만 뚝 부러지고 말았지. 무게가 전혀 없는 허공과 같은 눈송이 하나가 앉았을 때!” 박새의 이야기를 듣고 한참 생각에 잠겼던 비둘기가 나지막이 한마디를 했다.

 

“그래 맞아. 단 한 사람의 목소리가 부족한 건지도 몰라, 세상에 평화가 내리는 데는.” 정말이지 평화의 마을에 내리는 눈송이처럼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이야기다. 답답하고 어지러웠던 우리의 마음에도 그리운 고향 뒷산 참나무 숲에 내리듯, 추수 끝난 들판 가득 눈발 날리듯 가만가만 눈송이가 내려앉는 마음이 든다. 눈송이 하나가 무슨 무게가 있겠는가만, 어느 순간, 눈송이 하나가 더 얹히는 순간 가지가 부러지는 것이 아닐까. 그 한 송이가 내려오기 전 까지는 아무 일도 없는 듯 가만 있던 가지였을 텐데…. 박새의 말을 새기는 비둘기의 마지막 고백이 인상적이다.

 

“세상에 평화가 내리는 데는 단 한 사람의 목소리가 부족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고백 말이다. 세상의 평화는 우리의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필요로 하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말에 무슨 힘이 있겠느냐 할지 몰라도, 허공과 같은 눈송이 하나에 가 지가 부러지듯 우리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비로소 세상에 평화가 임할 수 있음을….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