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글] 쓰러진 나무_나희덕좋은글 2022. 1. 11. 21:51728x90반응형SMALL
쓰러진 나무
저 아카시아나무는
쓰러진 채로 십 년을 견뎠다
몇 번은 쓰러지면서
잡목 숲에 돌아온 나는 이제
쓰러진 나무의 향기와
살아 있는 나무의 향기를 함께 맡는다
쓰러진 아카시아를
제 몸으로 받아낸 떡갈나무, 사람이 사람을
그처럼 오래 껴안을 수 있으랴
잡목 숲이 아름다운 건
두 나무가 기대어 선 각도 때문이다
아카시아에게로 굽어져 간 곡선 때문이다
아카시아의 죽음과
떡갈나무의 삶이 함께 피워낸
저 연초록빛 소름,
십 년 전처럼 내 팔에도 소름이 돋는다
(나희덕)728x90반응형LIST'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글] 그러자 예수께서는 우셨다_작자미상 (0) 2022.01.12 [좋은글] 눈 한송이의 무게_작자미상 (0) 2022.01.12 [좋은 글] 불꽃_자끄 레브 (0) 2022.01.09 [좋은 글] 하나님의 요구_마더 테레사 (0) 2022.01.08 [좋은 글] 절대의 믿음_함석헌 (0) 2022.01.08